평창 동계 올림픽을 11개월 남겨 두고 2016-2017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310일 금요일(현지 시간)에 열린다. 이번 시즌 최강자를 가림은 물론이고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적을 미리 점쳐 볼 수 있는 이번 대회를 전망해 본다.

 

 

최민정, 심석희의 협공이 될 것인가, 엘리스 크리스티의 어부지리가 될 것인가

 

여자부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누가 뭐래도 최민정(성남시청)이다. 전이경, 진선유에 이어 대한민국 여자 선수로는 세 번째로 개인전 3연패에 도전하는 최민정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실력자다. 지난 해 홈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홀로 분전하며 극적으로 2연패에 성공한 최민정이지만 이번 대회는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회복한 심석희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도 사이좋게 2관왕을 차지하며 최상의 몸 상태임을 알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두 선수가 견제해야 할 가장 강력한 상대는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다. 최민정과 심석희 모두 엘리스 크리스티에게 수 차례 패한 바 있는데, 엘리스 크리스티에게 레이스 초반 선두를 빼앗기면 끝까지 역전을 하지 못했다. 준결승이나 결승에서 벌어질 엘리스 크리스티와의 맞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만 개인전 우승은 물론이고 내년에 벌어질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확실한 승리를 기약할 수 있다. 더군다나 엘리스 크리스티는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을 위해 5, 6차 월드컵은 물론이고 2연패를 했던 유럽선수권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선수 간의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되는 바 3000m 슈퍼 파이널까지 가야 우승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자칫 대한민국 선수들끼리 우승 다툼을 하다가 엘리스 크리스티에게 종합 우승을 내줄 수도 있으니 코칭 스태프의 주도면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엘리스 크리스티 이외에도 홈 이점을 안고 나서는 수잔 슐팅(월드컵 1000m 랭킹 1, 1500m 랭킹 2, 월드컵 종합 우승)이 복병으로 나설 듯하며 전통의 강호인 캐나다와 중국 선수들도 이변을 노릴 것이다.

 

춘추전국시대인 남자부, 홈그라운드 이점을 안고 있는 싱키 크네흐트를 이겨라

 

대한민국 여자 선수들의 절대적인 우세가 예상되는 여자부에 비해 남자부는 섣불리 우승자를 점치기 어렵다. 그래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를 꼽자면 2014-2015 시즌 세계선수권자이자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나서는 싱키 크네흐트다. 올 시즌 1500m 랭킹 1위이자 세계 신기록을 세운 바 있을 정도로 중장거리의 강자이기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들의 종합우승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싱키 크네흐트와 함께 유럽세를 이끌고 있는 헝가리의 리우 샤오앙과 리우 샤오린 산도르 형제도 견제의 대상이다. 몇 년째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동생 리우 샤오앙은 올해 들어 월드컵 1000m 랭킹 1위와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3살 많은 리우 샤오린 산도르는 동생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500m 랭킹 3) 지난 세계 선수권 500m에서 우승하며 개인 종합 3위에 오른 바 있다. 생긴 것도 비슷한 두 형제는 나이가 어린 데다 팀플레이도 가능한 만큼 싱키 크네흐트보다 더 무서운 상대가 될 수 있다.

그 외에 지난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중국의 한티안유와 500m 최강자인 우다징, 러시아의 세멘 엘리스트라토프, 캐나다의 찰스 헤믈린도 언제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강자들이다.

이에 맞서 대한민국에선 이정수(고양시청), 신다운(서울시청), 서이라(화성시청)가 출전한다. 이 중 밴쿠버 2관왕이자 이번 시즌 월드컵 1500m 랭킹 2위에 오른 이정수의 부활을 기대하면서, 2012-2013시즌 세계선수권자인 신다운과 최근 몇 년간 국내 최강자로 군림해 온 서이라의 분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승 못하면 이변인 여자부, 우승하면 이변인 남자부

 

개인전 못지않게 대한민국 여자부와 남자부의 계주 전망도 상반된다. 최민경, 심석희가 출전한 월드컵 1~4차 대회를 모두 우승하고, 아시안게임도 가볍게 금메달을 딴 여자부에 비해 남자부는 월드컵 랭킹 5위에 그치며 단 한번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을 뿐더러 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바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의 여자계주의 우승은 매우 유력한 반면, 남자부는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삼아야 할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남자부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있는 네덜란드(월드컵 계주 랭킹 1), 지난 세계선수권 우승팀인 중국(랭킹 2), 리우 형제가 이끄는 헝가리의 3파전에 대한민국과 캐나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미국 등이 결승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위 내 입상하면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바로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가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부디 후회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치기를 기원한다.

 

한편 이번 대회는 SBS TV를 통해 토, 일 밤 양일간에 걸쳐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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