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몸값'은 얼마?

컬처 2012.01.27 00:57 Posted by 아이스뉴스


 


이 책 '올림픽의 몸값'의 저자 오쿠다 히데오는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 비판 정신으로 본국인 일본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 작품 '올림픽의 몸값'에서도 그의 그런 장점은 여지없이 발휘돼 수많은 독자들이 그의 필치와 노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정신없이 책장을 넘긴다.
 
 이 책은 1964년 도쿄 올림픽 개막 전 몇 달 동안의 상황을 정신 없이 오가면서 당시의 상황을 리얼하게 복원해 낸다. 단순한 복원으로만 그쳤다면 이 책은 그저그런 논픽션에 지나지 않겠지만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인 오쿠다 히데오답게 다양한 인물 군상을 등장시켜 플롯을 엮어 나간다.
 형사, 대학원생, 방송국 직원,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여 직장생활을 시작한 아가씨. 이 네 사람이 올림픽 개막 직전의 도쿄를 무대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런데 이 중 이채로운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소설의 주동인물이자 가장 비현실적인 인물인 도쿄대 대학원생 시마자키 구니오이다.

 일본 동북의 변두리 아키타현에서 태어난 구니오는 명석한 두뇌와 준수한 외모를 타고난 그야말로 엄친아지만 세속적인 출세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경제학도로서 순수 경제학을 공부하던 그는 씨다른 형의 비참한 죽음을 계기로 도쿄 올림픽이 자본주의 모순의 총합임을 깨닫고 도쿄 올림픽을 망가뜨리기로 마음 먹는다.
 형이 일하던 도쿄 올림픽 경기장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우연히 다이나마이트를 손에 넣은 구니오는 그 다이나마이트를 무기로 테러리스트가 된다.

이런 구니오의 심정은 다음과 같은 본문 속 구니오의 글에 잘 드러나 있다.

'급조된 건축물들에는 서구적인 도시로 거짓되게 꾸미려고 안달하는 도쿄의 왜곡됨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하고 아름다운 콘크리트 덩어리 뒤에 일본의 현실은 감춰지고 무시되고 있습니다. 민중에게 헛된 꿈을 부여하여 현실을 망각하
게 하는 것이 지배층의 상투수단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굳이 어려운 이론을 펼치지 않더라도, 저희 고향은 지금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착취의 가장 밑바닥에 있습니다. 그들은 양처럼 얌전하게 일할 뿐입니다.'

 데자뷰를 보는 듯한 착각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기억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구니오의 독백은 2011년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현상이다.

 좀 더 흥미로운 것은, 1964년에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고서 24년 후인 1988년에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었고, 1998년에 나가노에서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고 20년 후인 2018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기우에 지나지 않겠지만 일본이 20년 전에 걸었던 길을 대한민국이 고스란히 걷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찌 됐든 소설은 가상 인물인 구니오의 비극적인 최후로 끝났고, 도쿄 올림픽은 성공리에 개최됐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소설 속 구니오와 같은 비극을 체험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마지 않으며, 또한 평창 동계 올림픽이 기존 올림픽과는 차별화된 기획과 컨텐츠로 성공하는 올림픽이 되길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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