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핵심과 전망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2013 KB금융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챔피언십 겸 2013-2014 국가대표 선발전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남자부 이한빈(서울시청)이 89점으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에서는 첫날 중간 선두를 달렸던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세화여고)가 110점을 획득하며 소치행을 확정 지었다. 뜨거웠던 대회 최종일 현장의 핵심과 전망을 정리해 보았다.

 

1. 남자부 Again 2010! 그들의 귀환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박수를 보낸다!

 

첫날 경기에서 선전했던 밴쿠버 올림픽 맴버들은 단 한 명도 선발되지 못했다. 그나마 이호석(고양시청)이 종합 6위로 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하고2013-2014 ISU 월드컵 대회에만 참가하게 되었다. 기대를 모았던 이정수(고양시청)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 실격당하며 종합 7위로, 곽윤기(서울시청)는 종합 8위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특히, 불과 한 달 전 발목 수술을 받고 철심을 박은 채 출전해야 했던 곽윤기의 탈락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적적으로 몸상태를 최고 컨디션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최상의 상태는 아니었던 탓에 1,000m 준준결승에서 후배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탈락했고, 최장거리 종목인 3,000m를 완전히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 그가 보여준 투혼은 놀라웠다. 빙상 국가대표 재활 트레이너이자 ABC스포 부원장인 엄성흠 팀장과 함께 재활에 돌입하여 2주가 지나서야 스케이트 화를 신을 수 있었다. 다른 선수였으면 1년이 걸릴 재활을 곽윤기는 1달 안에 80%의 상태까지 해낸 것이다. 그에게 힘찬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2. 심석희의 괴력, 이번에도 통했다!

 

작년 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던 심석희. 올해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선배들을 압도했다. 사실, 출발은 그다지 순탄치 못했다. 첫 종목이었던 1,500m에서 선배들의 견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4위에 머무르고 말았던 것이다. 월드컵 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을 빼앗기지 않았던 그녀의 주 종목이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하지만 500m 우승으로 곧바로 만회하더니 최종일에도 두 종목을 모두 석권했다.

 

1,500m에서 후반부에 있다가 막혀서 나가지 못한 것을 의식한 탓인지 1,000m와 3,000m에서는 초반부터 적극 나서면서 추월을 허용하지 않는 ‘선두 유지 작전’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110점(136점 만점)을 혼자 쓸어 담는 괴력을 과시했다.

 

 그 와중에 고비였던 1,000m 결승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오른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무대에서도 단 한 번도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녀의 이번 모습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올림픽 참가가 걸려 있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그녀에게도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 소치 동계 올림픽 금메달 남매, 금메달 커플 탄생할 것인가?

 

관중석에서 가장 들뜬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본 이는 박승희(화성시청)-박세영(단국대) 남매의 부모님이었을 것이다. 첫날 사실상 소치행을 확정 지었던 두 남매는 최종일 경기에서도 포인트 추가에 성공하면서 나란히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우승상금 5백만원은 받지 못했지만,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선수의 최고 영광인 올림픽 개인전 무대를 밟을 소중한 기회를 잡은 것이 더 값졌다. 소치 올림픽에서 두 남매가 얼마나 많은 메달을 목에 걸어올지도 앞으로의 큰 관심사가 되었다.

 

또한, 박승희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이한빈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선발전 최종 승자가 되었다. 첫날 21점을 획득하여 상위권에 오르긴 했으나, 종합 우승은 그의 자리가 아닌 박세영이나 노진규의 차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효빈은 큰 실수 없이 차분하게 레이스를 밟아 나가더니 최종일 두 종목 결승에서 모두 짜릿한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여자친구와 올림픽에 동반 입성하게 되었다.

 

4. 남자대표팀 올림픽 경험부재 극복할 수 있을까?

 

이번 선발전을 통해 여자대표팀은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전주제일고)이 올림픽 개인전의 출전권을, 조해리(고양시청), 공상정(유봉여고)이 올림픽 계주 참가권을 획득했다. 남자대표팀은 신다운(서울시청, 2013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자동 국가대표 선발), 이한빈, 박세영이 올림픽 개인전의 출전권을 얻고, 노진규(한국체대), 김윤재(서울일반)가 계주 맴버로 선발되었다.

 

인원구성을 살펴보면 남·녀대표팀의 명확한 차이가 있다. 여자부에는 밴쿠버 올림픽을 경험한 박승희, 조해리가 합류하였으나 남자부에는 올림픽을 경험해본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올림픽은 다른 대회와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가 있고, 선수들의 부담감도 가중된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더군다나 남자부 올림픽 개인전에 나서게 될 선수 대부분이 큰 대회 경험이 없다. 신다운이 두 차례의 세계선수권에 참가한 바 있을 뿐, 박세영은 첫 대표선발이며, 이한빈은 작년 월드컵에 참가했으나 개인전 시상대에 올라서지 못했다. 바늘구멍보다 들어가기 어려운 선발전에 통과하여 올림픽 개인전 참가기회를 거머쥔 실력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실력만큼 중요한 경험 부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

 

 이들에 선발되면서 자연히 올림픽 1,500m의 확실한 금메달감으로 여겨온 노진규가 올림픽 개인전에 나설 수 없게 되었다. 밴쿠버 올림픽 2관왕 이정수도, 최고의 토털패키지로 통하는 곽윤기도 합류하지 못했다. 새로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경험도 문제이지만, 대표팀 선배들과의 비교를 극복하는 것도 새로운 숙제가 되었다.

 

두 문제를 가장 잘 극복한 사례로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여자대표팀을 들 수 있다. 당시 신예선수들 중심으로 구성한 여자 대표팀은 양양A를 중심으로 한 중국에 전 종목을 내줄 수 있는 대위기를 맞았으나, 선수들의 고른 기량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금메달 4개 중 2개를 획득하는 기적을 만들어 낸 바 있다. 11년 전 여자 선배들처럼 이번 남자 선수들도 잘 극복할 수 있을까? 물론, 선배들보다 남자부의 메달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남은 시간 철저한 준비와 국제대회의 경험이 더욱 필요하다.

 

올림픽 이전에 주어진 경험의 기회는 2013-2014 월드컵. 2차대회는 서울에서 열리며 3~4차대회는 올림픽 출전 쿼터가 걸려 있는 중요한 대회이다. 3-4차대회에서 세계 1~32위(1,500m는 36위) 이내에 3명이 들어야 3명 모두 개인전에 나설 수 있다.

 

좁고도 험난한 국가대표 선발전의 관문을 통과한 2013-2014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휴식을 취한 뒤 차후 태릉에 소집되어 소치 올림픽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이스뉴스(ICENEWS) 글=박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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